슬며시

좋은 아침입니다.

 

1.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은

무증상 감염입니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

무심코 누군가와 이야기했을 때

상대방이 무증상 감염자였으면

여지없이 바이러스에 전염됩니다.

 

지역 감염이 많고

여느 바이러스와 달리

전 세계를 곤욕스럽게 하는 이유입니다.

 

2.

슬며시 찾아오는 바이러스는

나쁜 경우이지만,

슬며시 선한 일을 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슬그머니 좋은 일이 닥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앙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지난주에 살펴본 오순절 성령강림처럼

강력한 성령의 능력으로 180도 변화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눈에 보이지 않게 신앙이 자랍니다.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온

니고데모도 마찬가지였습니다(요한복음 3장).

 

유대인의 공회원이면 엄청난 지위였습니다.

그런데 밤중에 슬며시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예수님에 대해서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거듭남(born-again)에 대한 말씀과

바람처럼 성령으로 난 사람의 특징,

하나뿐인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까지 많은 말씀을 들었지만,

니고데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며 돌아갔는지 성경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3.

니고데모는 요한복음 8장에 잠시 등장합니다.

예루살렘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놓고 논쟁을 벌일 때

니고데모가 슬며시 나서서

예수님의 행적을 보고 천천히 판단하자고 제안합니다.

“너도 갈릴리에서 왔느냐”는 비난을 듣지만

니고데모의 반응은 성경에 없습니다.

 

니고데모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같은 공회원인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을 장사지낼 때입니다.

 

3년을 쫓아다니던 제자들은 모두 흩어졌지만

밤중에 슬며시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고데모는

향품을 갖고 와서 예수님의 장례를 도왔습니다.

 

니고데모의 마음에 예수님이 계셨다는 증거입니다.

세상의 지위로 인해서 드러낼 수 없었지만

예수님이 하늘로부터 온 분임을 믿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니고데모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으로 3년여 지냈습니다.

밤중에 만났던 예수님을 멀리서 지켜보고,

슬며시 들어온 성령의 바람, 믿음을 키웠습니다.

 

4.

막연한 팬데믹을 살고 있습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일보다

슬며시 진행되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

 

오순절 성령의 강력한 역사를 기대합니다.

동시에 슬며시 우리 안에 들어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슬며시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하실

성령 하나님을 찬양하고 의지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 참빛 식구들께

슬며시 생기는 선한 일이 많아지길 기도하겠습니다.

 

힘을 냅시다.

 

진리를 따르는 자는 빛으로 오나니

이는 행위가 하나님 안에서 행한 것임을 나타내려 함이라 (요3:21)

Whoever does what is true comes to the light,

so that it may be clearly seen that his deeds have been carried out in God (John 3:21)

 

 

하나님 아버지

슬며시 우리 안에 들어오신

성령 하나님, 진리를 따라 빛으로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20. 6. 4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