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좋은 아침입니다.

 

1.

제가 국제선 비행기를 처음 탄 것은

1992년 겨울이었습니다.

다니던 직장에서

본점이 있던 호주로 연수를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때는 김포공항발 호주행 비행기가

일주일에 한 번 밖에 없었고

그것도 국적기가 아닌 호주 콴타스 항공이었습니다.

 

밤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는데

비행기 창문으로 빛이 따라오면서 깜빡이는 겁니다.

게다가 기체의 움직임도 심해서

불안함에 밤을 꼬박 샜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앉은 좌석이 날개 부분이었고

비행기 날개 끝에서 깜빡이는 빛이었습니다.

 

호주 시드니에 도착해서 비행기가 착륙하는데

날개 부분이 덜렁 열리는 것을 보면서

밤새 비상등을 켜더니 무슨 고장이 난 줄 알고

혼자서 마음을 졸였던 우스운 기억이 생각납니다.

 

2.

<Soar, 날아오름> 이라는 책에서

30년 이상을 조종사로 근무했던 저자는

비행기의 안전성에 대해서 조목조목 알려줍니다.

 

비행기 기체의 안전한 설계,

2중 3중의 안전장치,

비행기를 탈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을 설명하면서,

비행기 날개가 비행기의 안전 운항에 필수적임을 알려줍니다.

 

비행기 날개 끝에 살짝 위로 솟아오른 부분은

어릴 적 종이 비행기를 날릴 때 날개 부분을 접어 올리면

곧게 날아가는 원리라고 쉽게 알려주었습니다.

 

악천후나 비상 사태에서도

비행기는 날개와 더불어 평형을 유지하기에

그 무엇보다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3.

지난주일 시편 91편을 나누면서

“날개”라는 표현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날개 깃으로 자신의 백성을 덮어 주십니다.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깃으로 덮어주는 것,

어머니가 아기를 옷깃으로 덮어주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 날개 아래 피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날개를 활짝 펴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기에

하나님을 향해서 “나의 피난처”라고 고백했습니다.

 

비행기 날개로 인해서 안전성이 확보되듯이

하나님께서 날개 깃으로 우리를 덮으시니 안전합니다.

불안하고 힘들 때, 하나님 날개 아래로 피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한 걸음 더 나갑니다.

하나님을 바라고 의지하는 자는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가는 것처럼 솟아오른다고 했습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사40:31)

 

4.

비행기를 안정적으로 운항하게 하는

날개 바로 옆에 앉아 있으면서도

날개 끝의 안전등을 보고 불안해하던 저의 첫 번째 비행기 탑승 경험처럼

행여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날개 깃으로 덮고 계시는데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아닌지요?

 

2021년 한 해를 살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는 하나님을 피난처 삼고

날아올라야 할 때는 독수가 날개 치며 솟아오르듯이 비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자신감, 용기, 그리고 힘일 것입니다.

 

그가 너를 그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날개 아래에 피하리로다 (시편 91편 4절)

He will cover you with his pinions,

and under his wings you will find refuge. (Ps91:4).

 

하나님,

힘들게 시작하는 새해지만

참빛 식구들의 신앙과 삶이 날아오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21. 1. 14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