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임새

좋은 아침입니다.

 

1.

“옛날, 옛적에”
어릴 적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시작되던 도입부입니다.

 

누구든지 옛날 이야기를 전할 때는
빼놓지 않고 “옛날 옛적에”로 시작했습니다.

 

옛날 옛적에 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별것 아닌 데도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이야기를 듣는 순간만큼은 한없이 행복했습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를
자기 나름대로 각색해서 마음속에 간직하거나,
누군가에게 전했습니다.

 

2.
탁월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옛날 옛적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쏙- 빼앗아 갑니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처음은 호기심 가득하지만
뒤로 가면서 시들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때, 재미가 없다고 딴청을 피우거나
이야기를 마다하면,
다시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듣기 힘듭니다.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도 자신감을 잃게 될 것입니다.

 

조금 지루해도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등등의 추임새를 넣어주면,
자기 생각과 지식, 상상력까지 모든 것을 총동원해서
신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3.
<다시 성경으로>라는 책을 쓴
레이철 에반스라는 작가는 마지막 결론에서
“세상에! 그래서?”라는 추임새를 매우 적절하게 사용했던
마키라는 자기 올케를 소개합니다.

 

저자의 올케는 이 두 마디 추임새로 동네는 물론
그녀가 만나는 모든 사람의 흥을 돋워 주었고
주변의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세상에! 그래서?”라는 추임새 두 마디로 이룬 행복입니다.

 

레이철 에반스가 말하듯이
성경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그리고 and”입니다.

 

“그리고”는 이야기와 사건을 계속해서 이어줍니다.
어느 순간에 끝날 것 같은 이야기도 “그리고”를 만나면
새로운 말씀으로 발전하니,
“그리고”는 성경의 추임새인 셈입니다.

 

4.
지난주일 설교에서
사도 바울은 골로새 교회가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을 이루길 기도했습니다.

 

견딤과 오래 참음은 지루한 여정입니다.
단숨에 정답을 찾기 어렵고, 결론에 도달할 수 없고
하나님의 침묵이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추임새”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추임새”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잘하고 있어” “그리고…” “아하…” “조금만 참자” 등등
그리고 바울의 기도대로 기쁨으로 견디고 오래 참는 것입니다.

 

누군가 곁에서 추임새를 갖고 격려해주면
그 자체가 힘이 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 동지가 있다면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이 한결 가볍게 느껴집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성경 말씀의 “그리고”를 통해서 우리를 격려하시고
견딤과 오래 참음이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질 것을 약속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영광의 힘으로” 북돋아 주시고
그 힘이 우리 안에 능력이 되어서
모든 견딤과 어려움을 기쁨으로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끝까지 견디고 오래 참으실 참빛 식구들을
“멋지십니다”는 추임새로 응원하겠습니다.

 

 

 

그의 영광의 힘을 따라 모든 능력으로 능하게 하시며

기쁨으로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에 이르게 하시고 (골로새서 1장 11절)
Being strengthened with all power, according to his glorious might,
for all endurance and patience with joy. (Colossians 1:11)

 

하나님,

주의 길을 걷는 참빛 식구들 곁에서
추임새와 함께 힘을 더해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6. 24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