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싸개

좋은 아침입니다.

 

1.
요즘 수요 예배에서는
구약성경 사사기에 이어서 사무엘상을 읽고 있습니다.

 

사사기는 약속의 땅에 정착한 하나님 백성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가나안 땅의 우상을 따라나서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기록했습니다.
습관적인 죄와 회개를 반복하면서 이스라엘 전체가 자기 마음대로 행동했습니다.

 

그러면서 왕을 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길 원하셨건만
백성들은 다른 나라들처럼 왕의 통치를 받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때 주신 왕이 사울입니다.
사울은 외모가 탁월한 인물이었습니다.
왕으로 세워질 때는 짐짝 뒤에 숨을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는데
왕이 되면서 권력과 명예욕에 취해 버립니다.
그러더니 하나님을 떠나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세우십니다.
하지만, 사울의 시기와 질투심에 다윗이 곧바로 왕이 되지 못하고
광야에서 도피 생활을 하게 됩니다.

 

사울이 집요하게 다윗을 쫓아다닙니다.
그래도 다윗은 하나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몸을 숨깁니다.

 

2.
그렇다고 다윗이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한번은 광야에서 나발이라는 부자에게 사람을 보내서
다윗과 그의 사병들에게 음식을 조달해 주길 부탁했습니다.

 

다윗은 광야에서 나발의 가축 떼를 돌봐준 적이 있었기에
쉽게 양식을 구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완고하고 어리석은 나발은 다윗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나발의 거절에 화를 참지 못한 다윗이 군대를 이끌고 그를 죽이러 나갑니다.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다윗이 자기 가족을 치러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아비가일은
서둘러 양식을 준비해서 다윗을 만나러 갑니다.

 

아비가일이 다윗 앞에 엎드려 예의를 갖춘 후에, 다윗을 설득합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앞으로 큰일을 할 다윗이니
모든 사람이 어리석게 여기는 나발을 죽여서
다윗의 이력에 흠집을 내지 말라는 충언입니다.

 

다윗이
자기가 죽이러 나가는 나발의 아내,
즉 원수의 아내인 아비가일의 말을 하나님 말씀으로 듣습니다.
이것이 다윗의 위대한 점이고 믿음입니다.

 

다윗은 사울과 달리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귀를 갖고 있었습니다.

 

3.
아비가일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생명 싸개(the bag of the living)”로 싸고 계시니
어떤 사람이나 세력도 다윗을 해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생명 싸개는 다윗의 생명을 감싸고 있는 주머니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안전하게 감싸고 계신다는 표현입니다.
하나님의 주머니에 다윗이 들어 있으니, 누가 다윗을 해칠 수 있겠습니까?

 

아비가일이 이렇게 아름다운 말로 다윗을 설득했으니
다윗의 마음이 녹아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비가일의 남편 나발이 죽자 아비가일을 아내로 맞이할 정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녀들의 생명을 감싸주심을 믿습니다.

 

우리도 종종 광야의 모진 바람을 혼자 맞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보호해 줄 사람이 없어서,
불어오는 인생의 폭풍을 외롭게 견디고 있다는 참담함도 느낍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생명 싸개로 감싸 주심을 꼭 기억합시다.
우리 인생이 하나님의 생명 주머니에 들어 있음을 기억합시다.

 

오늘도 우리 주님과 더불어 생명의 길을 가시는
참빛 식구들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사람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 내 주의 생명을 찾을지라도
내 주의 생명은 내 주의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 싸개 속에 싸였을 것이요 (삼상 25:29)

 
하나님,
참빛 식구들을 주님의 생명 보자기로
감싸주시고 보호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8. 5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