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보니게 여인 (7)

에바다: 열려라

 

수로보니게 여인에 대한 연속 설교 첫 시간에는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을 꼬투리 잡아서 시비를 거는 장면을 살펴보았습니다(막 7:1-23).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행위보다 속에서 나오는 것이 부정하다는 말씀과 동시에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막7:6)라는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구약에서 예언한 다윗의 자손, 메시아임을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대적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훼방과 간섭을 피해서 이방 지역인 두로와 시돈에 올라가셔서 아무도 모르게 쉼을 갖고 싶으셨습니다. 그런데 흉악한 귀신이 들린 딸을 가진 수로보니게 여인이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막7:24-30). 마태복음에서는 유대인과 비교되는 가나안 여인이라고 불렀는데, 예루살렘의 지도자들과 달리 이 여인은 예수님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신분이나 겉모습은 예루살렘의 지도자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 이방 여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스라엘 집의 잃은 양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로보니게 여인은 예수님 앞에 자신을 낮췄고 예수님의 은혜와 능력을 구했습니다. 예수님을 비방하고 꼬투리를 잡는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과 달리 개라고 불려도 좋다는 겸손과 믿음을 갖고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마가복음 7장 마지막 세 번째 본문에 의하면(막7:31-37), 수로와 시돈을 떠난 예수님께서 역시 이방 땅 데가볼리를 거쳐서 갈릴리 호숫가에 가셨습니다. 그때 귀먹고 말을 더듬는 사람을 예수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따로 데리고 가셔서 양 귀에 손을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시고 하늘을 향해서 탄식하신 후에 “에바다(열려라)”외치시니 그의 귀가 열리고 입술이 풀렸습니다.

 

앞에서 등장한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은 겉으로는 말도 잘하고 듣기도 잘했지만, 신앙적으로 귀가 막히고 올바로 말할 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예수님을 찾아온 수로보니게 여인은 이방인이지만,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보는 눈과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수로보니게 여인에게 큰 믿음이라 칭찬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귀가 열리고 예수님께 나와서 예수님을 고백하는 입을 갖기 원합니다. 에바다 – 열어 주시는 우리 주님의 손길을 구합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의 믿음을 닮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