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그 이후 (5)

부활이 없으면

 

사순절 한가운데를 지나면서 예배로 모이지 못하는 동안 <십자가 십자가>라는 주제로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묵상했습니다. 쉽지 않은 일상이지만,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어진 길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십자가 은혜를 생각하면서, 우리 앞에 주어진 어려움도 능히 이기고 그 깊고 큰 은혜에 잠기길 원했습니다. 하나님과 이웃과 화목을 이룬 십자가, 하나님께 버림받기까지 자신을 희생하시면서 새로운 생명을 주신 예수님의 십자가, 세상의 형틀을 승리의 상징으로 만드신 십자가의 능력을 차례로 배웠습니다.

 

부활 주일을 보내고 교회력에 따라 부활 절기를 지내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제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도 예루살렘을 떠나서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를 예수님께서 찾아가셨습니다. 함께 걸으며 성경 말씀을 풀어 주실 때 제자들의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떡을 들어 축사하시고 제자들에게 떼어 주시니 제자들의 눈이 밝아져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은 다시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부활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찾아오셨을 때, 현장에 없던 도마는 자신의 눈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의심이 많기보다 집요한 신앙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 도마를 찾아오셔서 손의 못 자국과 옆구리의 창 자국을 보여주셨습니다. 도마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합니다. 도마는 눈으로 확인하고 믿었지만, 부활의 주님을 보지 못하면서 믿는 후대의 그리스도인들을 축복하신 예수님 말씀도 기억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보았지만, 여전히 죄책감에 쌓여서 갈릴리 어부로 돌아온 베드로와 몇몇 제자를 예수님께서 찾아가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세 번의 질문을 통해서 베드로를 회복시켜 주시고 그에게 양을 맡기셨습니다. 이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을 찾아오셨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은 확신과 장차 가야 할 인생 목표를 발견했습니다.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성령을 기다리라는 예수님의 마지막 부탁을 그대로 지켰습니다. 막연한 기다림을 한마음과 간절한 기도로 극복했습니다. 기다리는 것이 믿음입니다. 신앙 안에서 끝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 끝에 희망이 있습니다. 십자가 너머에 부활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본문의 사도바울은 예수님의 살아생전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이방인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출세와 성공이 보장된 기득권을 버리고 예수님을 전하는 사도가 되었는데 그는 이 모든 것이 은혜라고 고백합니다. 부활 신앙의 힘입니다. 우리도 부활의 길을 걷고 부활을 살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