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맞으며

올해 목회 계획 가운데 하나가 참빛 식구들께서 교회력에 따라 사시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교회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강절부터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실 것을 기다리면서 마음에 촛불을 밝히며 대강절을 보냈습니다. 성탄절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것을 축하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할 구세주로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성탄절이 지나고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사건을 시작으로 주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주현절은 예수님의 공생애를 생각하면서 복음서 속에 나타난 예수님의 마음과 사역을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교회력에서 대강절부터 주현절까지는 두 달 남짓 짧습니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 그리고 오순절 성령 강림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사순절은 일 년 중 10분의 1을 경건의 훈련을 하면서 지낼 수 있는 절기입니다. 교회사에 보면 사순절에는 말씀 묵상, 금식과 기도,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훈련에 힘썼습니다. 올해 사순절은 이번 주 수요일부터 시작됩니다. 사순절 기간 동안 각자에게 맞는 사순절 묵상과 훈련을 통해서 신앙이 자라고 이웃을 섬기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올해의 첫 달에 시편 63편을 통해서 광야를 살아가는 하나님 백성의 삶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이제 오늘부터 한 달여 신약성경의 로마서 5장 전반부 말씀을 통해서 사순절을 지내는 우리가 하나님 사랑 속에 깊이 들어가기 원합니다. 로마서는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 (롬1:16)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세상에 선포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자에게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우리가 살펴볼 로마서 5장 1-11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된 하나님 백성의 확신과 소망에 대한 말씀입니다. 로마서의 첫 번째 네 장에서 믿음이 강조되었다면, 다음 네 장은(5-8장) 소망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하나님 백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의 끝은 장차 임할 영광에 있습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영광입니다. 은혜 속으로 들어가고 그 안에 서 있을 때 갖게 되는 소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과 화평케 됩니다. 창조주되신 하나님과 화목케 하시려고 연약함과 죄 가운데 있는 우리를 위해서 예수님께서 죽으셨습니다. 하나님과 소통이 이뤄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십자가의 은혜로 가능해졌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영광스러운 지위를 얻게 되었고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예할 소망을 가진 그리스도인은 환난 가운데서도 기뻐합니다. 기뻐하는 척하거나 억지로 기뻐하는 것이 아닙니다. 환난을 견디고 그 과정에서 단단한 신앙과 성숙한 성품을 갖게 되는 기쁨을 누립니다. 어떤 환난이 닥쳐도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을 갖고 기뻐합니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소망과 기쁨을 잃지 않고 주의 은혜를 누리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