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식물들 (6): 에셀나무

세상에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세계의 배경을 담당하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있습니다. 식물들은 자연 만물에 섞여서 저절로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나님께서 먹이시고 입히시는 생명체들입니다.

 

또한 어떤 식물은 사람에 의해서 경작되고 관리를 받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식물이 대표적입니다. 식물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물을 주고,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으로 옮겨 주어야 합니다. 어떤 면에서 자연 속에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우리가 하는 것입니다. 정성껏 보호받고 사랑을 받으면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에셀 나무는 잎이 흐드러진 수양버들 나무에 속합니다. 잎과 줄기가 발달해서 그늘을 제공하는 멋진 나무입니다. “에셀”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를 그대로 번역한 것이고 영어로는 Tamarisk tree라고 부르고, 우리말 번역은 “능수버들”정도가 됩니다. 봄철에 분홍색 꽃이 나무 전체를 덮으면 아름다움을 넘어서 우아한 느낌이 들 정도랍니다.

 

성경에서 에셀 나무는 세 번 등장합니다. 첫째는 오늘 우리가 살펴볼 본문이고, 나머지 두 번은 이스라엘의 첫째 왕 사울에 대한 말씀입니다. 사울도 에셀 나무를 좋아해서 그가 거하던 기브아에 옮겨다 심었고 에셀 나무 아래 앉아서 정사를 살피곤 했습니다. 사울이 블레셋과 싸우다가 전사하자 사람들은 그와 그의 아들을 에셀 나무 아래에 장사지냈습니다. 사울이 무척 아끼던 나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아브라함이 이스라엘 남쪽 그랄이라는 곳에 내려가서 살던 때입니다. 아브라함이 처음 그곳에 갈 때는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이면서 정착을 시도했습니다. 하나님의 간섭으로 그랄왕 아비멜렉이 데려간 사라가 풀려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제 곧 약속의 자녀 이삭을 갖게 될 아브라함과 사라를 밀착해서 보호하고 계심을 봅니다.

 

그랄 사람들이 아브라함이 파놓은 우물을 빼앗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힘겨운 타향살이였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그랄왕 아비메렉과 평화협정을 맺고 삶의 안정을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랄에서의 삶을 기념하고 감사하면서 에셀 나무를 심고 그 아래서 영원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창21:33). 이처럼 에셀 나무는 심고 가꾸는 나무입니다. 쉼을 주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입니다.

 

우리에게도 에셀나무가 있는지요?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나무 그늘입니다. 편안히 쉬며 삶을 영위하는 나무입니다. 그런데 에셀 나무는 우리가 심고 가꿔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삶이요 자기 돌봄입니다. 우리의 삶이 에셀나무 아래서 드리는 예배가 되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