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되면 저희 가족이 샌프란시스코에 온지 정확히 10년이 됩니다. 엊그제 와서 성도님들께 인사드리고 새벽예배와 수요예배부터 교회를 섬기기 시작했는데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교회 이름도 바뀌었고, 현재 있는 건물로 이사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붙들고 계심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3년 전부터 교회가 많이 젊어져서 저희가 기도한 대로 어르신들과 젊은이들 간에 조화도 이루었습니다.
제가 더욱 훌륭하게 목회를 하면 좋을 텐데 늘 부족함을 실감합니다. 그래도 참빛 식구들께서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무엇보다 마음으로 몸으로 함께 해 주셔서 10년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하늘나라에 가신 조기순 전도사님과 임경희권사님을 생각하면 늘 그립고 허전합니다. 제가 올 때는 한참이셨는데 10년이 지나면서 70대는 물론 80대 이상으로 접어드신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마음이 애잔해 지고 건강하시길 더욱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이맘때가 되면 저는 늘 시카고 코스타에 갑니다. 올해로 열두 번째 가는 것이니 우리 교회에 오기 전부터 참석한 셈입니다. 동시에 여선교회에서는 제 생일을 꼭 챙겨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이 계신데 젊은 목사가 생일을 대접받는 것이 죄송스러워서 올 해는 슬쩍 넘어가길 바랐는데 또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어떤 일을 고집스럽게 주장하거나 마다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이번에도 송구함과 감사함을 함께 갖고 성도님들과 함께 생일을 지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선택받은 목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까지 변함없이 함께 해 주신 어르신들과 모든 참빛 식구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선택받은 자입니다. “나는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자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기로 선택해서 교회에 나온 것 같지만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셨다고 알려줍니다. 그것도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우리의 선택을 계획해 놓으셨다니 하나님께서 얼마나 치밀하신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번 연속 설교에서 나누는 덕목들이 물질주의가 판치는 오늘날에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부와 권력과 명예 그리고 즐거움이 세상을 지배하는 가치들이 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들과 상관이 없거나, 세상의 가치를 뛰어넘어서 참된 진리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조금만 멈춰서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의 것들은 말 그대로 땅의 것들이고 죽음 또는 세상의 종말과 더불어 사라질 무지개와 같은 허상들입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믿고 영원한 생명과 참된 진리를 누리는 것이 최고의 복임을 쉽게 깨닫게 됩니다. 지난 시간에 배운 하늘의 신령한 복이 여기에 속할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원합니다. 창세전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셨다는 사실 앞에 감격하고 감사하기 원합니다. 선택받은 자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사는 것입니다. 한걸음 더 나가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성도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그 길을 걷는 것입니다. 함께 그 길로 나갑시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