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15년째
“좋은 아침입니다”로 시작하는 목요 서신을
참빛 식구들께 보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몇 번은
일부러 “좋은 아침입니다”는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어지럽고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을 때입니다.
엊그제처럼 총기사고가 났을 때이지요.
어쩌면 목요 서신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미국 땅에서 총기사고가 사라지길,
아니 적어도 통제될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설날 전날인 지난 토요일
남가주에 위치한 몬테레이 파크에서
70대 남성에 의해서 11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장소를 옮겨서 또다시 총격을 시도했지만,
한 청년의 용맹스러운 저지로 많은 생명을 구했습니다.
처음 총격을 가한 곳이 댄스 연습실이었는데
범인이 자주 다녔던 곳이라는 보도에 더욱 놀랐습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우리 동네에서 아주 가깝고 우리도 종종 방문하는
해프문 베이(Half Moon Bay) 농장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서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60대 후반의 범인도 농장 두 군데를 옮겨 다니면서
범행을 했으니 몬테레이 총기사고와 흡사한 면이 있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던 분들이 희생당했습니다.
이번 총기 사건을 아시안의 이슈로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핑계이고 미국의 문제입니다.
새해 25일동안, 무려 40명이 대량살상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었거든요.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두고 만 보고 있어야하는지요.
2.
지난 1월 10일 일리노이 주지사는
21세 이하의 주민은 총기를 소유할 수 없고
살상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10발 이상)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에 서명했습니다.
작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발생한
시카고 하이랜드파크 총기사고 (7명이 목숨을 잃고 46명이 부상을 입음) 이후에
일리노이 주의회와 주지사가 추진한 총기 규제법입니다.
그런데 발효되자마자 어떤 사람들(나쁜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이
개인의 총기 소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2조를 위반했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1월 20일에 법 집행을 일단 중지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어렵게 발효된 총기 규제법이 10일 만에 저지를 당한 셈입니다.
이것이 미국의 실상입니다. 안타깝습니다. 화가 납니다.
솔직히
우리 같은 범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우익단체들의 로비가 워낙 강해서
총기 규제를 위한 법안이 상정되는 것도 쉽지 않으니
투표로 저지할 능력도 없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도움과 긍휼만 구합니다.
주님, 언제까지입니까?
이 땅을 고쳐 주시고, 악한 사람들을 벌해 주십시오.
희생자들의 가족과 친지들께
주님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합니다.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시편 90:13)
하나님,
도와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3. 1. 26 이-메일 목회 서신)